그래도 무리가 있을 법하다.
(조용한 목소리로)나도 다른 투수들처럼 많이 던지면 팔이 아프다. 한계투구수를 넘어서면 자연스럽게 통증이 온다. 근육통에 시달린 적도 있다. 하지만 그건 투수라는 직업이 가져다주는 숙명적인 아픔일 뿐이다. 특히 난 선발투수이므로 다른 투수들보다 더 많이 공을 던져야 한다는 책임이 있다.
책임이 고통을 덜어주는 것은 아니다.
나는 내 직업에 충실한 사람이 되고 싶다. 자꾸 아프다고 내 스스로에게 주문을 걸게 되면 긴장이 풀어지고 페이스 조절에도 실패하게 된다. 다시 말하지만 내가 견딜 수 있는 한 최대한 많은 이닝을 던지는 게 내 일이다. 그리고 그것이 팀의 에이스가 할 일이다.
당신에게 에이스는 어떤 의미인가.
어떤 상황에서도 나올 수 있는 선수가 바로 에이스다. 데이터에 나타난 기록은 에이스를 판별할 수 있는 정확한 기준이 아니다. 팀을 위해 희생할 마음이 있다면 그가 바로 에이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