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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lection/일반

시집가는날



1920 년대서부터 시작해서
한국 사람을 누구보다도 다정한 눈빛으로 그린
서양화가 엘리자베쓰 키이쓰는
집안 경제사정이 결혼을 못 하게 했는지,
인연이 안 닿아서 혼기를 놓첬는지,
또는 많은 다른 여자 화가들이 그랬듯이
동성연애 성향이 있어서 그랬는지는 알수 없지만,
평생을 독신으로 지냈지요.

하지만, 키이쓰는 한국사람들의 살아가는 모습을
누구 보다도 관심있게 관찰하면서 그림을 그렸고,
특히 결혼식 모습은 그의 주의를 끌었던 듯 싶습니다.

아래 그림은
멀리 뒤로 보이는 것이 동대문인듯 하니
아마 청계천 어디쯤 지나가고 있는
꽃가마 타고 가는 결혼 행열인데
길에서 노는 아이들
냇가에 앉아서 빨래를 하며 처다보는 여인들
하다못해 길바닥에 물을 쏟아 붓는 아낙네의
모습이 너무도 그 시절을 생각하게 하는군요.

Marriage Procession, Seoul, 1921
By Elizabeth Keit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