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nk
사자꿈_ii
uk104
2004. 6. 8. 11:47
쿠바 섬 해변 오막살이에 홀아비 어부 산타아고란 노인이 살고 있었다.
그는 작은 돛단배로 멕시코만 까지 가서 고기를 잡는데 웬일인지 84일 째 고기를 한 마리도 잡지 못했다.
85일째가 되던 날 점심때쯤 돛새치 한 마리가 낚시대에 걸린다.
그러나 돛새치가 너무나도 큰 나머지 노인은 도리어 돛새치에게 이리저리 끌려 다니게 된다.
이 날도 돛새치의 힘은 전혀 약해지지 않았다. 노인은 고등어와 생고기를 먹으며 돛새치와 고독한 투쟁을 계속했다.
외로운 바다에는 황혼에 나래를 펴고 이윽고 달이 떠 올랐다.
달이 환히 비추자 노인의 외로움을 사라졌으나 몸이 몹시 지친지라 꾸벅꾸벅 졸았다.
노인은 사자꿈을 꾸었다.
3일째 해가 떠 올랐다. 노인은 극도로 지쳤다. 다행스럽게 돛새치가 쇠진하여 가끔 수면 위로 떠오르며 거대한 몸채를 드러냈다.
노인은 때를 놓치지 않고 돛새치의 옆구리에 작살을 꽂았다. 마침내 돛새치는 은색 배를 보이며 해면 위로 떠 올랐다.
노인은 돛새치를 배 옆에다 붙여서 끌고 갈 생각을 하며 오랜 만에 큰 행복에 젖는다. 그러나 돛새치의 몸에서 흘린 피는 상어 떼를 불러 들인다. 노인은 최초의 상어를 격퇴한다. 이어 두 마리 또 한 마리....
밤이 되자 떼로 몰려드는 상어들과 노인은 필사의 싸움을 계속한다.
그리하여 상어들에게 뜯기고 뜯긴 돛새치는 포구에 닿았을 때에는 그 자취를 찾아 볼 수 없을 만큼 하얀 뼈로 앙상하게 남아 있었다.
노인은 다 헤어진 돛을 감고 지칠 대로 지친 몸으로 침대에 들어가 깊은 잠에 빠진다.
그는 또 사자꿈 을 꾼다.